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을 남겨뒀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충남의 경우 정부 인사와 국비 예산 확보, 현안 사업 해결 등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소외론’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 소외론 논쟁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해법과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⓵ 충남 소외론,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
⓶ 여야 정치력 부재, 작아지는 충남 정치권
⓷ 충남 소외론 풀 열쇠 ‘정치력+자치분권’ 강화
⓸ ‘내륙에서 해안으로’ 충남, 대중국 전략 마련해야
‘충남 소외론’의 출발점은 지역 정치력 부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충남은 ‘소외론’의 복판에 있었다. 정부 부처 인사를 비롯해 국비 예산 확보, 현안 해결에서 타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근거다.
서산 민항과 KBS 충남방송국 건립 등을 비롯해 중부권 동서 횡단철도 연결,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 등 대선 공약 불이행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주요 현안 및 대선 공약 이행 ‘부진’
지역 정치력 부재에 ‘소외론’ 가중
‘충남 소외론’의 출발점은 지역 정치력 부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충남은 지난해 코로나19 정국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62.4% 투표율로 전국 최하위(평균 66.2%)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유력 대권 후보 부재와 중도‧부동층이 투표를 포기해 빚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21대 국회 충남은 11개 의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6석, 국민의힘 5석을 양분하고 있다. 이 중 여당인 민주당의 경우 3선 박완주 의원(천안을)을 제외하고 모두 초·재선이다.
박완주 의원이 최근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존심을 세웠지만, 어느 정도 역할과 실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박완주 의원은 19일 국회 정책위의장실에서 가진 충청권 기자간담회에서 “충남을 포함해 충청 홀대론은 JP(故 김종필 전 총리) 이후 ‘핫바지론’ ‘곁불론’처럼 계속 나오고 있다. 정치적 토양도 있겠지만 정치인들 모두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호남 모두 특정 정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어 의사결정 구조가 빠르다. 반면 충청은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표를 주다 보니 여야 모두 정치력 한계가 있다. 여야 모두 지역 당원도 타 지역에 비해 적고, 대선 출마는커녕 최고위원 출마도 주저한다”고 토로했다.
여, 초·재선 일색에 ‘중량감’ 떨어져
야, 다선 중진 포진 불구 ‘한계론’ 토로
21대 국회 충남의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6석, 국민의힘 5석을 양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진석(5선. 공주·부여·청양)·홍문표(4선. 홍성·예산)·이명수(4선. 아산갑)·김태흠(3선. 보령·서천) 의원 등 다선 중진들로 포진해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야당 한계론’을 토로하고 있다.
충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김태흠 의원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분야에 있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지만, 인사 문제만큼은 충남이 소외를 넘어 홀대를 받은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지역 현안 해결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책임의식도 있다. 다만 야당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정작 정부와 청와대에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건 여당이 주도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이명수 의원도 “어느 정부보다 사람, 예산, 기타 제도적 상황에서 충청에서도 충남에 대한 배려가 적었다. 이렇다 할 만한 장관 한 명 없고, 청와대 주요 정책 결정 부서에도 사람이 없다. 지역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전반적으로 저희도 책임이 있다. 다만 여당 의원들이 함께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 야당도 한계가 있지만, 여당의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선진당 퇴장 이후 ‘내리막길’
‘지역정당 필요’ 여론 ‘충남>세종>대전’
정치 거물 부재 등 구심점 없이 표류만
일부에서는 과거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나 자유선진당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사라진 점도 소외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앙 정치권에 지역 민심을 전달할 창구가 막혔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
<충청투데이>가 2019년 12월 24~26일(3일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충남과 대전, 세종, 충북 성인남녀 3241명을 대상으로 ‘충청권 지역 정당의 필요성’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 ±1.7%p) ‘필요하다’는 응답이 65.6%를 기록, ‘필요없다’는 응답(25.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역별로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충남이 66.8%로, 대전(62.9%)과 세종(6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명수 의원은 “지역 정당이 사라진 이후 지역 정치력이 약화된 건 사실”이라며 “다. 앞으로 상황을 봐야겠지만, 전국적인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 정당이 등장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당은 지역만을 기반해선 안 되지만, 현실적으로 영호남 당이 존재한다면, 충청도 당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양당 구도 고착화와 지역 정당의 성공 사례가 없었다는 점과 정치 거물이 부재한 까닭에 지역 정당이 다시 생기긴 어려워 보인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지역 발전과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충청대망론’ 자처 양승조, 선전 여부 ‘주목’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 12일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충남 소외론 극복에 얼마나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승조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충남 소외론’ 극복에 얼마나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 광역단체장 신분으로 대선 경선에 나선 인물은 안희정 전 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양 지사는 지난 12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 앞에서 가진 대선 출마 선언에서 충남도정 핵심 과제였던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등 3대 위기 극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특히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반드시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가 ‘충청대망론’ 주자로서 실타래처럼 꼬인 지역 문제를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녹여 낼지 주목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박완주 의원은 “지금은 충청권을 충남과 대전, 세종, 충북으로 쪼개는 것보다, 한 덩어리로 뭉쳐 가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인사와 예산, 주요 정책에 불균형한 측면을 보완하고 조정하면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야기해야 설득력이 있다. 그 부분은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입장을 표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